
솔직히 저는 어지럼증과 딸꾹질이 동시에 나타날 때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. 작년에 친정아버지가 가벼운 뇌경색 판정을 받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달았습니다. 이 글은 그 경험과, 그 이후 제가 직접 찾아보고 검증한 정보들을 함께 정리한 것입니다.
가족력이 있어서야 알게 된 것들
아버지가 어지럼증을 호소하셨을 때, 저와 가족 모두 귀 문제거나 피로 탓이겠지 하고 넘겼습니다. 일반적으로 어지럼증은 이석증이나 과로로 인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, 제 경험상 그 판단은 너무 안이했습니다. 아버지는 그 무렵 딸꾹질도 잦으셨고, 말씀이 살짝 어눌해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. 저는 그냥 지나쳤습니다. 그리고 일주일도 안 되어 뇌경색 진단이 나왔습니다.
나중에 관련 내용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, 어지럼증과 딸꾹질, 삼킴 곤란, 발음 어눌함이 함께 나타나면 뇌간(brainstem) 문제를 의심해야 합니다. 여기서 뇌간이란 호흡, 심박동, 삼킴 반사 등 생명 유지에 핵심적인 기능을 조절하는 뇌의 중심부를 말합니다. 이 부위에 혈류 장애가 생기면 겉으로는 단순한 증상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매우 위험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.
또 하나 뒤늦게 알게 된 것이 일과성 허혈 발작(TIA)이라는 개념입니다. TIA란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차단되어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이 수분에서 수 시간 나타났다가 저절로 사라지는 현상을 말합니다.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그냥 넘기기 쉬운데, TIA는 이후 수일 내 실제 뇌졸중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경고 신호입니다. 아버지의 어눌한 발음이 바로 이런 경우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지금도 합니다.
경동맥 초음파로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것
아버지 일 이후 저도 혈관 상태가 걱정되어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받아봤습니다. 경동맥 초음파란 목 옆을 지나는 경동맥의 두께와 내부 상태를 초음파로 확인하는 검사로, 뇌 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사전에 스크리닝하는 데 활용됩니다. 40대 이상이면서 고혈압, 당뇨, 고지혈증, 흡연, 비만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한 번쯤 받아볼 만한 검사입니다.
검사에서 중요하게 보는 수치 중 하나가 경동맥 내중막 두께(IMT)입니다. IMT란 경동맥 혈관 내벽의 두께를 측정한 값으로, 이 수치가 두꺼울수록 혈관 내부에 지방과 염증 물질이 쌓인 상태, 즉 죽상경화증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. 일반적으로 1mm 이하는 정상 범주로 보지만, 1mm를 넘어 1.45mm에 가까워지면 추가 검사와 생활 습관 교정이 필요합니다.
또한 검사 중 죽상경화반(plaque)의 유무와 안정성도 확인합니다. 죽상경화반이란 혈관 내벽에 쌓인 지방, 칼슘, 섬유조직 덩어리를 말하는데, 이 반이 딱딱하게 석회화되어 안정적이면 비교적 위험성이 낮지만, 물렁물렁하고 불규칙한 모양의 불안정한 반은 혈관 내로 떨어져 나와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어 즉시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. 제가 직접 검사를 받아보니, 이 설명을 의사에게 직접 들었을 때 처음으로 혈관 상태가 구체적인 숫자와 이미지로 느껴졌습니다.
이 검사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에서 대한뇌졸중학회 자료도 참고했는데, 40대 이상 고위험군에서 경동맥 초음파를 포함한 정기적인 혈관 검진이 뇌졸중 예방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(출처: 대한뇌졸중학회).
뇌 MRI, 어떤 검사를 어떤 순서로 받아야 할까
일반적으로 뇌 MRI 하나만 찍으면 다 확인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,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. 실제로는 목적에 따라 검사 종류가 다릅니다.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.
- 뇌 MRI: 뇌 조직 자체의 이상, 종양, 출혈, 경색 흔적 등을 확인하는 검사
- 뇌 MRA(자기공명혈관조영술): 뇌 혈관의 협착이나 막힘, 동맥류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. MRA란 조영제 없이 자기장을 이용해 혈관 구조를 영상화하는 방식입니다.
- 확산 강조 영상(DWI): 급성 뇌경색 발생 시 수 시간 이내에도 병변을 감지할 수 있는 MRI 기법으로, 일반 MRI로는 보이지 않는 초기 뇌경색도 포착합니다.
전조 증상이 있다면 뇌 MRI와 MRA를 함께 촬영하는 것이 좋습니다. 장비 사양의 경우, 3테슬라 장비가 1.5테슬라 장비보다 더 세밀한 영상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, 기본적인 뇌 질환 스크리닝에는 1.5테슬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. 다만 뇌동맥류처럼 혈관의 미세한 팽창을 확인해야 할 때는 CT 혈관 조영술(CTA)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.
한편,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뇌졸중 환자의 상당수가 고혈압을 주요 위험 인자로 가지고 있으며, 수축기 혈압을 10mmHg 낮추는 것만으로도 뇌졸중 발생 위험을 약 30~40%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(출처: 건강보험심사평가원). 이 수치를 보고 나서, 저는 부모님께 혈압 측정을 습관처럼 해달라고 부탁드리기 시작했습니다.
한 가지 더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. 이런 건강 정보를 접할 때, 딸꾹질이나 어지럼증만 봐도 불안해지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. 저도 두통이 심할 때 비슷한 정보를 찾다가 며칠을 괜히 불안하게 보낸 적이 있습니다. 딸꾹질과 어지럼증은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로도 충분히 생길 수 있고, 이 글에서 언급한 증상들은 단독으로 나타날 때보다 여러 증상이 동시에 나타날 때 더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꼭 기억하셨으면 합니다.
결국 중요한 건 불안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, 가족 중 위험 인자가 있는 분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경동맥 초음파를 받고 혈압을 꾸준히 기록하는 것입니다. 저는 아버지 일을 겪고 나서 그 단순한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으로 배웠습니다. 검사가 두렵거나 번거롭게 느껴진다면, 적어도 가까운 내과나 신경과에서 상담 한 번 받아보시는 것부터 시작하셔도 충분합니다.
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,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.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.